[5pb.×Nitro+] Steins; Gate 관련 잡담 光演

늘 그렇듯, 별 대단한 계기는 없었다. 웹 서핑 중 애니화가 되는 게임에 관한 정보를 보게 되었고, 매우 간략한 리뷰 중에서 유사과학 SF 스토리라는 소개가 눈길을 끌었기 때문에 좀 더 찾아보니, 무려 신의 게임(카미게)라는 별칭까지 있었고, 제작사는 Nitro+(5pb.라는 제작사은 잘 모르지만 전작인 카오스; 헤드와 세계관이 일부 같은 것 같다). 당연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겠는지? (최근 들은 소식으로는 애니메이션 9화인지 10화 연출이 매우 좋다고 한다. 볼 생각은 별로 없었으나, 봐야겠다.) 그리고 사실, Nitro+ 라길래 사야의 노래를 생각하고 19금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제법 고어/공포물스런 이미지가 나오고 스토리에 잔혹한 면이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19금 받아도 될 것 같긔...
게임 시작화면

SF물 다운 화면이다. 인공위성같이 생긴 기계가 빙글빙글 돌고 있고 모눈지와 설계도, 톱니바퀴들. 깔끔한 첫 화면에 일단 기대감이 솟았다. 워낙 버그에 관한 이야기도 많고 자매회사인 Nitro+ Kiral의 sweet pool 은 아예 데탑에서 실행이 안되길래 걱정했는데, Steins; Gate는 가끔 아랄트랜스로 인한 문제 외의 오류는 없었다. 아랄트랜스를 적용하면 로드 기능 사용 시 게임이 종료되기 때문에 아랄을 잠시 끄고 로드한다음 다시 적용할 수 있었고, 또는 함께 꺼지므로 최소한으로 로드를 줄여서 모든 공략을 할 수 있도록 진행하였다. 가끔 별 문제없을 때 꺼지는 경우도 있긴 했는데, 그럴 때는 오류로 종료된 부분을 일본어로 읽어 넘긴 후 아랄을 적용하였다.

게임 시스템 중 많은 사람들이 지적한 내용이기도 한 스킵 기능의 부재(혹은 메시지 한번에 표시)는, 확실히 불편했다. 그런만큼 공략시간을 늘리는 요소이기도 했으니까. 4월 7일 경부터 시작해서 시간 날 때마다 간간히 하긴 했는데, 도중에 마유리의 엔딩을 먼저 보러 가기 위해 Auto만 줄창 돌렸던 날도 있었다. '폰 트리거'라는 특수 시스템은 CG, 멜로디, 성취 등을 달성할 수 있는 선택지 기능을 하고 있는데, 휴대폰이 게임의 주요 소재이므로 가능한 기능이었겠지만, 게임을 즐기는 유저로서는 상당히 재미있다고 생각했으며, 게임을 클리어하는 유저로서는 귀찮은 시스템이라 애증의 대상이다. 직접 문자를 입력해야 한다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는데, 플레이 상으로는 없었던 듯. 유언비어? 보기 드물게도 와이드 화면이기에, 전체모드로 돌렸을 때 캐릭터 얼굴들이 안 깨졌다 ㅠㅠ 만세!

허무맹랑한 이야기로서의 SF 라기보다는 유사과학이라는 수식어가 붙을만큼, 여러 과학 이론들을 접목시켜서 만들어진 게임의 세계관은 어디선가 들어본 이야기처럼 느껴지면서도 제대로 정리되어 있어서 놀랐다. 물론 대학 수준의 과학 이론에 대해서는 쥐뿔도 모르지만, 이제까지 갖은 도서들을 읽어온 덕에 왠만한 수준까지는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였고, 도중에 오타쿠 용어에 접목해가면서 설명도 해주니 이해가 한결 쉬웠다. 너무 머리 아프게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으니 SF 안 좋아하시는 사람들에게도 권할만 한 게임이다.

이하, 캐릭터 관련 잡담(게임의 전반적 내용과 캐릭터 공략 내용 관련 미리니름 있습니다. 주의해주세요). 본 게임의 특성 상으로 미리 알면 좋지 않을 중대한 내용이 아주 많으니 게임을 할 예정이거나 애니메이션을 볼 예정인 분은 아예 이하 내용을 읽지 않는 게 낫습니다. 의도치 않게 중요 내용이 작성될 수도 있으니까요.

연구원 No.01 호우인 쿄우마. 오카베 린타로(岡部 倫太郎) cv. 미야노 마모루
백의는 나도 취향인데 면도 좀...

게임을 시작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보통 '짜증난다'인데, 정말 좀 짜증난다. 끝나고의 반응은 보통 '개념인 인정 ㅇㅇ'인데, 그렇다기보다는... 중2병을 승화(?)시켰다는 느낌이랄까. 게임 전반에 걸쳐 오카베의 주관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그의 고뇌와 성장을 잘 지켜볼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는 의리 있는 좋은 녀석이라는 건 인정.하지만 크리스는 줄 수 없다.
중간중간 무한 루프로 빠질 때 무감각해지는 자신을 깨닫고 스스로를 자책하는 장면들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가슴이 조금 미어졌다. 스스로의 선택이라도 얼마나 끔찍할지. 그래도 항상 구원의 손길이 닿는 히로인들이 있기에 더욱 노력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스토리 상으로 빛을 발하는 부분들이기도 하고. 그저 기특하고 수고했다고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싶은 주인공. 그래도 크리스는...(이하생략)

연구원 No.02 인질. 시이나 마유리 (椎名 まゆり) cv. 하나자와 카나
정히로인과 만악의 근원, 금속우파

이런 느긋한 캐릭터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서 마유리에 대한 애정은 별로 없는 편인데, 뚯뚜루~마유시데스~는 왠지 따라하게 된다는 게 무서운 캐릭터인 것 같다. 오카베의 보물같은 소꿉친구라서 게임 진행 내내 아픈 일을 많이 당한다. 한 50번 정도는 죽지 않았을까? 크리스 루트로 갔을 때라면 더 많이 죽었을지도 모르겠다만.
항상 오카베한테 고마워하면서도 미안해하므로 좋아한단 말을 못 하는 듯. 루트에서 오카베가 딴 소릴 하면 눈에 보이게 쓸쓸해하는데,사랑을 하는 소녀는 귀엽다. 확실히 같이 있으면 마음이 편해질 것 같은 기분이 들긴 하니까, 집에 마유리 한명 데려다 놓고 싶네. 오카베와 마유리의 관계도 서로 의지하면서 의지해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관계성이 성립하는 것 같다. 그렇기에 페이리스 루트에서의 상실감은 상당했겠지. 그냥 꼭 껴안아주고 싶어지는 캐릭터이다.
느긋~한 말투를 혹시 안 좋아한다면 다행히도 옵션 란에 캐릭터 보이스 별로 꺼둘 수 있다.

연구원 No.03 수퍼 해커. 하시다 이타루 (橋田 至) cv. 세키 토모카즈
에로 토크를 하는 스샷을 찍지 못 했다!

오카베가 연구를 한다면(아이디어를 낸다면), 기계/컴퓨터/전자 공학 전반 기술을 담당하고 있어서, 거의 연구소 물건 전반에 걸쳐서 제작하는 완전 능력자 캐릭터인데, 심각한 오타쿠. 2D나 기계 외 관심을 가지는 대상은 페이리스 뿐이라서 페이리스 루트에서는 정보 담당까지 맡았다.
실제로 게임 내에서 비중은 큰 편인데도(부피로든, 역할이든) 제대로 그려진 스샷이 없다. 하다못해 중년 버전 실루엣이라도 볼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시궁창. 그 대신 드라마 CD에서 다루의 연애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고 한다.
다루(통)가 하는 말을 전부 이해할 수 있다면 금속 팔찌 차야하나요.

연구원 No.04 조수. 마키세 크리스 (牧瀬 紅莉栖) cv. 이마이 아사미
진히로인이지만 오카베에겐 줄 수 없다!
미연시 류가 좋은 점은 본인이 상대 여자애와 여차저차하고 있다는 기분을 낼 수 있기 때문이지.

간만에 만난 정통파 츤데레. 게다가 지적이고, 흰 셔츠, 넥타이, 백의, 롱 헤어, 숏팬츠&검은 스타킹...취향 직격이라 안 좋아할 수가 없는 캐릭터. 혼란
아랄 번역이 좀 바보같은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일테니. 정확한 내용은 패스.
상태의 모습도 어찌나 귀여운지. 거기에 Q채널러로 활동하는 것이 드러날 때마다 움찔거리는 장면들도 이 암울한 이야기에 간간히 웃게 해주는 요소이고, 적절한 츳코미는 애정 요소.
루트에서는 어찌되었건 자신의 소멸을 택하면서 하는 말들이 절절하다. 마유리 루트에서는 행복해지라고 기원까지 해주는 상냥한 아이라서, 안 좋아할 수가 없잖아. 다른 루트들에서는 보통 오카베가 이제까지 선택해온 것들에 대한 가속 상황에서 상대를 택하게 된다. 특히 마유리 루트에서 마유리를 사랑한다기 보다는 소중한 가족에 대한 애정이 강한 반면, 크리스만은 유일하게 좋아하기 때문이라는 마음을 깨닫게 되면서도 소멸이라는 결말이 비극을 자아내고 있다.

연구원 No.05 섬광의 지압사. 키류 모에카 (桐生 萌郁) cv. 고토 사오리
문 두드릴 때 무서웠어ㅠㅠ

얀데레...라면 얀데레긴 한데. 거기다 흰 셔츠에 미니스커트, 안경. 그렇다면 별로 안 좋아할 이유는 없으나 스토리 상으로는 좋아하기 어려운 대상이기도 하고, 기본적으로 무서운 언니다. 슈타게는 거의 5장까지가 프롤로그에 해당하는데, 그 전까지 모에카한테 열심히 허세력을 보여주는 부분이 한숨 나온다. 해당 루트에서는 '라운더'에 대한 이야기를 일부 상세히 들을 수 있고, 타임 리프 머신이 미완성임에도 완전품임을 증명해주긴 한다. 그 결과가 참혹해서 문제지.

연구원 No.06 하지만 남자다! 우르시바라 루카 (漆原 るか) cv. 코바야시 유우.
ANG!
이렇게 귀여운 아이가 여자아이일 리 없어!

개인적으로는 크리스가 가장 예뻤지만, 행동거지만을 따지다면 아무도 루카를 따라올 수 없긴 하다. 사랑을 하는 소녀(?)는 귀엽지만 교활하면서도 용기가 있다는 좋은 사례가 되겠다.
하지만 결말 중에서는 가장 애매한 결말이다. 이미 타임리프를 만든 상태에서 SERN의 추격을 피한건가? 다른 캐릭터들과는 어떻게 되는 건데? 그리고 미래는? @.@?? 그렇게 ANG!이 큰 사건인 줄은 몰랐는데. 루트에서는 어쨌거나 여성체이긴 하니까... 납득이 가는 부분이라곤 엔딩 제목(배덕과 재생의 링크) 뿐.

연구원 No.07 아키하 루미호. 페이리스 냥냥 (フェイリス・ニャンニャン) cv. 모모이 하루코.
고양이귀 메이드 in 사차원

내용적으로는 굳이 필요한 루트인가, 싶은 의문이 생겼지만 아마 과거 개변의 후폭풍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였을 것이다. 페이리스 루트는 모든 사람들과의 관계가 없어지고 평안하게 살아가는 엔딩이 되어버리는데, 트루 루트를 보고 나니, 오카베의 근성을 페이리스가 모조리 쪽쪽 빨아들여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예 세계선 자체가 이동해버리고, 목적을 달성하긴 했으나 외로운 섬이 되어버린 오카링이 불쌍하지만... 재벌 따님이 계셔주는데 뭐 어때? 근데 왠지 기둥서방이 되 버릴 것 같아서 슬프다.

연구원 No.08 바이트 전사. 아마네 스즈하 (あまね すずは) cv. 타무라 유카리.
군복도 취향입니다.
상당히 늦게 등장했다가 가장 먼저 루트를 맞이해서 안 보이기 시작하는데, 트루 엔딩의 열쇠를 맡고 있다. 굳이 얘기하자면 퀘스트 의뢰인?

그리고 트루 루트... 마지막 챕터로 들어가면서의 연출은 오싹할 정도. 내용은 대충 하루히의 소실스러운데, 난이도가 다르다! 트루 루트에서는 몇번씩이나 눈가가 촉촉해졌고, 마지막 연출은 당연한 것 같으면서도 일어날리 없는 현실에 대한 오카베의 당혹과 기쁨이 좋은 여운으로 남았다. 모든 것은 슈타인즈 게이트(유저의 클릭)의 선택이니까? ㅎㅎ 게임 내내 묵힌 감정들이 순식간에 해소되 버려서 게이머인 자신까지 행복해졌다.


상당히 독특한 화법(그림체?)과 색채 표현으로 게임 실행부터 눈이 즐거운 게임이었다. CG를 꽤 아낀 것 같으면서도 어디 하나 부족한 느낌은 별로 들지 않았고, 여러 요소 안에 숨어있는 제작진의 현실반영 센스도 재미있었기 때문에 한번 더 하고 싶어지는 게임이다.


게임의 명대사
엘.프사이.콩그르 by 오카베 린타로

핑백

덧글

  • Eyzen 2011/06/05 02:04 # 답글

    Eyzen 2011/04/08 00:04 # 삭제 답글
    얼마나 대단하길래 신게임(카미게)이라고 하는걸까.
    Eyzen 2011/04/08 10:32 # 삭제 답글
    진지한 상황에서 비롯된 유머. 바쿠만 신연재 작(PCP)을 보는 기분이다.
    바나나바나나바나나바나나바나나바나나바나나바나나
    Eyzen 2011/05/13 02:20 # 삭제 답글
    5장까지는 프롤로그. 뭔 놈의 프롤로그가 이리 길어 ㅠㅠ
    마유리가 계속 죽어난다 ㅠㅠㅠㅠㅠ 뭐야 이 게임...
    Eyzen 2011/05/14 04:17 # 삭제 답글
    사나이답다! 스즈하!!
    Eyzen 2011/05/14 04:21 # 삭제
    사랑의 도피죠... 그 결과에 희망이 있었으면 좋겠다.
    Eyzen 2011/05/14 04:20 # 삭제 답글
    어 근데 이거... 에로게 아니었나?; 아니었나보다...
    Eyzen 2011/06/04 02:20 # 삭제 답글
    페이리스 루트는 왠지 좀 별로? 모든 사람들과의 관계가 없어지고 평안하게 살아가는 엔딩이라니... 외로운 섬이 되어버린 오카링이 불쌍하지만 재벌 따님이 계셔주는데 뭐 어때? 근데 왠지 기둥서방이 되 버릴 것 같아서 슬프다.
    Eyzen 2011/06/04 02:20 # 삭제 답글
    루카 루트는... ANG!
    Eyzen 2011/06/04 02:21 # 삭제
    배덕과 재생의 링크라니. 괜찮네. 그런데 좀 이상한 결말이라고 생각되는 건, Sern의 추격을 피한건가? 이미 만든거 아니었어? 이상해!
    Eyzen 2011/06/04 20:40 # 삭제 답글
    연출 쩌네!!!!!!!!!!!!!!!!!!!!!!!!!!!!!!!!!!!
  • Hide_D 2011/06/05 08:16 # 답글

    Nitro+는 아니고 5pb! 카오스헤드의 후속작이죠.
  • Eyzen 2011/06/05 11:03 #

    합작같은 개념인가요? 수정하겠습니다^^
댓글 입력 영역



저작물 위젯 달기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Eyzen저작물
본 CCL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트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