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n Rose] 앨리스 시리즈 관련 잡담: 하트 & 애니버서리 光演

앨리스 시리즈와 관련해서는 할 말도 많고, 게임 자체의 볼륨도 풍성하기 때문에 어디서부터, 무엇을 써야 할지 몰라서 미루고만 있다가 한 포스트에 몰아서 작성하기보다는 게임 전반에 관련된 잡담과 각 체재지 별 캐릭터 관련 잡담 형식으로 나누어서 포스트를 작성해보려 한다. 일단 본 포스트는 앨리스 시리즈 중, 하트나라의 앨리스(이하, 하트아리)의 3주년 리메이크작인 애니버서리 나라의 앨리스(이하, 아니아리)에 대한 내용이 주일 듯.
하트나라의 앨리스. 눈이 아픈 빨강이다. 이미지 출처는 공식 홈

늘 그렇듯 일반적인 정보보다는 개인적인 느낌 및 감상에 주력하며, 게임 내용 전반에 관련된 미리니름이 점철되어 있으니 주의해주세요.

매우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
내가 처음 하트아리를 알게 된 것은, 흰 토끼만은 반드시, 꼭 플레이해보라는 약간 M 성향 아가씨의 권유로부터였다. 그 당시는 동물 귀에 대해서 그다지 관심이 없었고, 지금도 여전히 토끼 귀에는 여전히 별로 관심이 없다. 그렇지만 집착과 광기로 가득찬 흰 토끼 재상님에 대해서 설명을 하는 그녀의 강력한 추천은 흥미로웠고(무엇보다, M 아가씨로부터의 타인에게 강요하는 식의 추천이라니. 매우 드문 상황이라서...), 당시 너무 온라인 게임만 하고 있어서 절충제가 필요하긴 했었다. 그렇게 시작한 하트아리는 일단, 인터페이스가 최악이었다. 그림체는 무슨 동인게임인가 싶을 정도로 어설펐기에, 장대하고 주야장천 이어지는 프롤로그를 후커로 뇌내 의역해가면서 읽는 것도 피곤해서, 다음날 그녀에게 따졌다. 무슨 게임이 저러냐고. 그랬더니 게임을 시작하게 되면 더는 그런 것은 신경 쓰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또 한 번의 적극적인 권유를 받았다. 공략 번역문서(?)도 받았다. 턴 수를 세어가면서 해야 한다는 부가적인 설명을 이해하지 못한 채, 다시 한 번 게임을 시작하며 뭐가 뭔지 잘 모르는 상황에서 첫 공략 캐릭터를 엘리엇=마치로 결정하고 시작해보았다.

하트아리를 플레이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300턴의 장대한 플레이 내내 턴 수를 적고, 비슷비슷한 일반 대화를 보면서 다른 캐릭터들까지 방문하고 호감도를 맞추어 계산하면서 플레이를 해야 하는 지루함은 수많은 게이머을 좌절시키는 장벽이다. 게다가 하트아리의 엘리엇은 상당히 공략이 까다로워서, 게임 전반적인 시스템에 대해서 이해가 부족한 상태로 플레이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캐릭터이다. 발생시간대와 턴, 쌍둥이와의 호감도가 제한된 이벤트 등이 여러모로 걸려 있고, 관련된 다른 이벤트들까지 보는 것이 목표라면 역시 더 어렵다. 그렇게 첫 하트아리 공략은 무도회를 마피아 조직원과 함께 보내는 것으로 끝나게 되었고, 그 후로 개인 내적이나 외적으로 바쁘게 되어 그렇게 손을 놔버렸다그리고 온라인 게임의 레벨은 높아져만 갔다….

다시 손대게 된 계기는, 모 온라인게임의 목공질을 시작하면서였던 것 같다. 처음 하트아리에 손을 대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 그 당시 사용하던 노트북은 어디론가 반납되었고, 새로운 데스크탑에 깨끗한 세이브 공간들을 보고 있노라니, 이번엔 올클을 해야 할 것 같은 운명(..)이 느껴졌달까. 그리고 어느 정도는, 하트아리 공략에 대한 감을 잡고 나서 시작하게 되었기에, 관련 사이트나 개인 홈에서 정보 페이지를 열어두고 만전을 기하여 하트아리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목공 랭크가 오르는 동안 하트아리의 빈 슬롯들도 채워져 갔다. 어느새인가 지금에 와서는 온라인 게임을 접속하지 않은지도 꽤 되었건만 퀸 로제 게임들은 할 수 있는 한 계속하고 있으니, 아이러니랄까….


총질과 칼로 썰어대는 일상이 함께하는 이상한 나라에 끌려간 한 소녀가 본 게임의 주인공으로, 본인 소개에 따르면 음침하고 성격이 나쁘다고 하지만, 그 이상한 세계에서는 상냥한 언행(..)으로 사랑받는 존재이며, 지금에 이르러서는 마성녀의 타이틀을 달고 있다. 공략할 수 있는 대상은 유혈 여왕님, 스토커 흰 토끼, 탈옥 토끼, 총기덕후 고양이, 유원지 오너, 마피아 보스, 쌍둥이 형제, 악몽, 장의사가 있으며 여러모로 뒤숭숭한 캐릭터들이라는 공통점을 제외한다면 각자 개성이 넘치고 뚜렷해서, 취향껏 공략하기에도 좋다.

스토리는 노벨 형식으로 진행되지만, 이벤트가 발생하는 형태는, 공략 대상을 방문하여 호감도를 올리는 노가다 방식을 따른다. 한 캐릭터만을 집중해서 공략해야 하며(서브이벤트나 여러 캐릭터에 관련된 엔딩은 별개), 방문하면 볼 수 있는 통상 대화의 레퍼토리가 적은 편이라서 솔직히 정말 지겹다^^ 그래도 하트아리의 300턴과 불편한 인터페이스, 어설픈 그래픽, 여러 옵션 등등은 거의 새로운 게임으로 재탄생했다고 볼 수 있다. 애초에 퀸 로제 게임의 시스템 자체가, 바뀌었다기보다는 발전된 양상이기 때문에(..) 앨리스 시리즈나 대륙 시리즈 등의 시스템과 다를 것은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턴의 제한과 방문하여 호감도를 올리는 방식을 고수하면서도 노가다로 느껴지지 않게 발전시킨 점이 대단하달까.

아니아리는 200턴 정도의 길이에, 이전 하트아리의 주 이벤트와 서브 이벤트들을 전부 담아내는 한편, 이벤트 발생 제약이 적어지고, 앨리스가 처음에 체재지로 결정하지 않은 장소의 캐릭터를 공략할 수 있게 되었으며, 나이트메어의 연애 엔딩이 추가되었다. 통상 대화 또한 늘어났기에 지루함은 상당히 덜어진 편. 따라서 하트아리를 다시 플레이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던 상황에 부닥친 분이나, 하트아리의 장벽에 막혀서 앨리스 시리즈를 즐기기 어려웠던 분들은 아니아리를 플레이하시면 갖은 고민이 해결되리라 믿는다. 어쨌거나 퀸 로제 측에서는 앨리스 시리즈를 밀고 있으니 첫 게임은 해봐야 그다음 작들도 즐길 수 있지 않겠느냐는 말이겠지만…. 맞는 말인 듯 ㅇㅇ 더불어 클로아리나 조커아리를 더 판매하기 위한 방법일 수도. 누가 마케팅 전략 짰는지 몰라도 참 잘했어요 도장을 50번은 찍어주고 싶다.

그렇지만 역시 아니아리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캐릭터마다 각 체재지별 공략이 가능하다는 점은 다양함을 추가하여 게이머에게 선택의 기회를 여러모로 안겨줬다는 장점이 있지만, 컴플리트(올클)를 목표로 게임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지루함을 견뎌내야 한다는 단점을 안겨주고 있다. 예를 들어, 기껏해야 열 문장 정도 다른 이벤트가 각 체재지별 공략 회상목록으로 저장된다는 점은 게임을 즐기는 단계는 이미 훌쩍 넘어서, 다른 것을 하면서 순수 노가다로 그 이벤트를 봐야한달까…. 이 사실을 알았을 때, 내가 대체 왜 이 게임을 올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하더라. 거기에, 너무 오래 게임을 실행하고 있는 상태에서 발발하는 끔찍한 오류는… 정말 끔찍했다.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CG와 회상 목록이 전부 날라갔달까^^… 세이브는 남아 있었지만, 세이브 메모도 사라졌다*^^*........ㅋ.이 참사에 대해 좀 더 길게 설명하자면……
[보리스(체재) - 책임감 과다END - 고란드(체재) - 고란드(마피아) - 모자가게 패밀리 - 보리스(마피아) - 장미원 END - 장미원 블래드ver. END - 비발디(체재) - 성 END - 에이스(체재) - 엘리엇(유원지)…] 까지 했는데, 이 정도까지 플레이하면 CG와 회상목록의 약 50%가 채워져 있다. 더불어서 관련 서브이벤트까지 전부 몰아서 봤던지라……. 이제껏 해온 게임 관련 사건 중 대참사. 그 후로 수복 완료하고 나서 다시 플레이를 재개한 것은 사흘 뒤였으며, 그 뒤로는 캐릭터 공략 마치고 나면 꼭 게임을 꺼두고 세이브 폴더를 복사해두게 되었다. 혹시 이 포스트를 보고 있으면서 아니아리를 플레이하고 있는(혹은 예정인) 분께 당부드린다. 너무 오래 게임 켜두지 마세요…ㅠㅠ
애니버서리나라의 앨리스. 꽤 달라진 그림체에, 눈이 덜 아픈 색감이다. 이미지 출처는 공식 홈

이런 굵직하고 사소하지 않은 문제를 제외한다면, 아니아리는 플레이할 가치가 충분히 있는 게임이다. 하트아리에서 빠진 이벤트는 없으면서, 자연스럽게 다시 그려진 여러 CG들과 그래픽과 효과, 게이머의 편의를 위한 턴 기록 부분과 추가되어 풍부해진 새로운 스토리와 이벤트, 보기 좋게 정리된 회상과 CG모드, 이전 녹음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성우 연기, 그 외에도 여러 측면에서 게임 몰입을 도와주는 요소가 있으며, 무엇보다도 아니아리를 플레이함으로써 차기작(??)인 클로버나라의 앨리스나 조커나라의 앨리스를 더욱 깊게 즐길 수 있을 것이기에, 앨리스 시리즈로써는 의미가 깊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왜 갑자기 다시 전작으로 돌아가 리메이크를 했느냐는 의문이 (팬들 사이에서는) 많았지만, 이후 개발될 앨리스 시리즈를 기대해도 좋다는 제작사 측의 공표로 받아들인다면 마음이 편할 것이다. 일단 첫 작을 리메이크 해준다는 것은 사업적 전망이 있다는 것이니까ㅇㅇ...

덧글

  • 하린 2010/07/24 17:20 # 삭제 답글

    저 역시 세이브 파일이 날아갔어요ㅠㅠ 모든 서브 이벤트 별로 정리해서 100개 넘게 정리해두었는데ㅠㅠ
    다행히 회상신은 건졌지만...후우...플레이 의욕이ㅠㅠ스토리는 다 보고 서브이벤트 정리및 cg메꾸는 도중이었는데ㅠㅠ
    혹시 클리어파일 세이브 구할 수 있는곳 없을까요?
  • Eyzen 2010/07/24 20:51 #

    아아, 저와는 반대 경우시군요;;
    회상은 무사한데 세이브만 날라가는 경우도 못지않게 음울한 기분이 드네요. 끔찍해라.
    제 경우는 스토리와 서브 이벤트를 한꺼번에 처리하면서 공략하기 때문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리고 세이브 파일은 제가 아는 선에서는 배포되지 않은 것 같던데...
    더욱이, 회상/ CG 올클 파일은 몰라도 세이브 파일의 경우에는, 누군가가 정성들여 하나하나 서브 이벤트를 정리하고 그것을 업로드 하지 않는 한은 구하기 어려우실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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